가지 않은 길

사람책 신창식

사람책 신창식 님은 ‘사단법인 아름다운사람들 복지회’ 대표다. (사)아름다운사람들 복지회는 2013년에 설립하여 청각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디자인, 인쇄, 출판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1. 사회적 기업은 원래 관심 있던 분야였어요?

처음부터 관심 있었던 건 아니에요. 고시 공부를 그만두고 필리핀에 유학을 갔었는데 그 때 한 수녀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유학을 마치고 해외에서 여러 사업을 하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도움을 주셨던 수녀님이 있는 ‘충주성심농아재활원’을 찾아 갔어요. 그 때 청각장애인의 어려운 취업 현실을 알게 됐어요. 이런 인연으로 자활 의지를 갖춘 장애학생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고 그 일이 사회적 기업이 된거죠.

2. 직원 구성과 역할은 어떻게 되나요?

전체 직원 17명 중 12명이 장애인 직원인데, 이 중 디자인 파트의 대부분은 입사 후 가상의 발주물량을 만들어 작업해보는 방식으로 디자인, 한글 편집 등의 실무 교육을 통해 채용 됐어요. 비장애인 직원은 주로 영업 및 업무 관리 등의 일을 해요.

3. 사회적 기업에 관심 있는 20대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대표님의 20대는 어땠나요?

질문을 들으니 영화 ‘빠삐용’의 한 장면이 떠오르네요. 공부하다가 가끔 머리 식히러 비디오방을 가곤 했죠. 그 때 ‘빠삐용’을 봤는데 주인공 빠삐용이 독방에서 꿈을 꾸는 장면이 나와요.

일단 영상을 함께 보고 가시죠. https://youtu.be/nl_paC-38hA

꿈 속에서 감옥을 탈출한 빠삐용이 사막을 걷는데 중간에 기다리고 있던 재판관이 빠삐용에게 이런 말을 하죠. 이 말을 듣고 빠삐용은 감옥으로 돌아갑니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죄다. 널 기소한다. 인생을 낭비한 죄로, 유죄!"

저 말처럼 당시에는 절박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시간을 조금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20대에는 조금 미숙한 면들이 있잖아요.

4. KAIST 사회적기업 MBA과정을 이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회사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경영을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를 느꼈어요. 장애인을 도와주는 수준이 아니라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회사도 그만큼 성장해야 하니까요.

5. 회사 운영에 있어 현재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디자인 실무에 참여하기까지 체계적인 교육과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입사 전 단계에 충분히 실무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서 창업을 하거나 우리 회사 또는 다른 회사에 취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싶어요.

또 각 지방에 있는 장애인에게도 양질의 일자리 제공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전국적으로 지사를 두고 싶어요. 이를 위해 장애인 실무에 적합한 업무 매뉴얼을 갖추고 이걸 시스템화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잘 갖춰지면 세계 시장으로도 진출하고 싶어요. 최근 회사에 “세상에서 제일 큰 인쇄 회사”라는 슬로건을 붙여놨어요. (웃음)

6. 현재의 고민이자 목표라 할 수 있겠네요.

장애인 교육에 있어 특수교육과 일반교육의 성과 목표를 동일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업무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을 통해 성과물 수준도 높이고 그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성장하고자 해요. 다른 업계에서도 사회적 가치와 의미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사례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
작성자: 이현창
Tel. 02-6490-6242
E-mail: damdami8@uos.ac.kr
서울시립대학교 학생과 사회공헌팀
──────────────────